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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쓰임

자연석에 빛이 닿는 찰나 - 화강석 돌의 질감이 아름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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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돌 위에 농담(濃淡)을 그리고,

돌은 그 빛을 묵묵히 받아냅니다.

 

 

빛은 돌 위에 농담(濃淡)을 그리고, 돌은 그 빛을 묵묵히 받아냅니다.

자연이 주는 순간의 극치는 이런 게 아닐까 합니다. 돌의 표면의 질감과 해가 자연스럽게 닿는 순간의 찰나. 이 순간의 희열은 저의 일의 에너지가 됩니다.

현장에서 화강석을 마주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순간을 만납니다. 아침의 돌과 한낮의 돌, 그리고 해 질 무렵의 돌은 분명 같은 돌인데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사진 한 장으로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화강석 표면에 내려앉은 오후의 빛 - 자연석만이 보여주는 깊이

빛이 그리는 수묵화

동양화를 그릴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농담입니다. 같은 먹물이라도 물의 양과 붓의 속도에 따라 화선지 위에서 천 가지 표정이 나옵니다. 진하게 누른 곳과 흐리게 스친 곳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그림에 깊이가 생깁니다.

화강석의 표면에 해가 닿는 순간이 꼭 그렇습니다. 빛을 정면으로 받은 면은 환하게 일어서고, 모서리 뒤로 숨은 면은 차분하게 가라앉습니다. 그 사이 어디쯤, 빛과 그늘이 만나는 경계선에서 돌의 질감이 가장 선명하게 살아납니다. 누가 그린 것도 아닌데, 자연석 한 장이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가 됩니다.

사진 속 화강석을 보시면 모서리를 따라 그림자가 길게 내려앉아 있습니다. 먹이 화선지에 스며들 듯, 그늘이 돌의 표면을 따라 번져 있습니다. 이 농담은 어떤 도료로도 흉내 낼 수 없습니다. 자연석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이입니다.

 

돌의 질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그런데 빛이 아무 돌에나 이런 그림을 그려주지는 않습니다. 매끈하게 연마한 돌의 표면은 빛을 그대로 튕겨냅니다. 거울처럼 반짝이긴 하지만, 표정은 단조롭습니다.

반면 사진처럼 거칠게 마감한 화강석은 다릅니다. 표면의 수많은 결정 입자 하나하나가 빛을 제각기 다른 각도로 받아냅니다. 어떤 입자는 반짝이고, 어떤 입자는 그늘을 만듭니다. 그래서 거친 질감의 자연석은 멀리서 보면 차분하고, 가까이서 보면 살아 있습니다.

석재 가공에서는 이런 질감을 만들기 위해 버너가공이라는 방법을 씁니다. 고온의 불꽃으로 화강석 표면을 튀겨내듯 다듬는 방식인데, 돌 본연의 결정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면서 미끄럼도 줄어듭니다. 건축 외장재나 바닥재로 화강석이 오래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빛을 받으면 아름답고, 비에 젖어도 안전하니까요.

 

돌의 표면은 캔버스,

해는 가장 정직한 화가입니다.

 

같은 돌, 다른 표정 — 자연석이 질리지 않는 이유

인공 자재는 시공한 첫날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바래고 표정이 닳아갑니다.

자연석은 반대입니다. 계절이 바뀌고 해의 각도가 달라질 때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줍니다. 봄의 옅은 햇살에는 수줍게, 한여름 직사광에는 당당하게, 겨울 낮은 해에는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며 깊어집니다. 매일 보는 건물 외벽인데 문득 걸음을 멈추게 되는 날이 있다면, 아마 그날의 빛이 돌의 질감을 새로 그려낸 날일 겁니다.

저는 이런 돌을 볼 때마다 멋진 사람을 보는 것 같습니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빛이 닿을 때마다 다른 깊이를 보여주는 사람. 오래 곁에 두어도 질리지 않고, 알수록 새로운 사람. 좋은 자연석은 그런 사람을 닮았습니다.

 

마치며 — 찰나를 알아보는 눈

석재 일을 오래 하다 보면, 돌을 고르는 눈보다 먼저 길러지는 것이 있습니다. 빛을 기다리는 눈입니다.

같은 화강석이라도 어느 방향으로 시공하느냐, 어느 면이 아침 해를 받느냐에 따라 완성된 공간의 표정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희는 돌의 표면을 볼 때 지금의 모습만 보지 않고, 그 돌 위로 지나갈 사계절의 빛을 함께 그려봅니다. 1978년부터 돌과 함께해 온 시간이 가르쳐 준 습관입니다.

오늘도 현장에서 해가 돌에 닿는 찰나를 만났습니다. 그 순간을 사진 한 장에 담아 여러분과 나눕니다.

자연이 빚은 아름다움은, 빛이 완성합니다.

오늘도 돌 앞에서 감탄합니다!

👉 궁금한 돌이나 공간이 있으시면 편하게 댓글로 남겨주세요. 상암석재가 빛과 어울리는 돌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상암석재

천연석 생산 및 시공 전문가

문의: 031-376-5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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